섬진강 10 -하동 포구 - 김용택 * 섬진강 10 -하동 포구 - 김용택 전라도나 경상도 여기저기 이곳저곳 산굽이 돌고 논밭두렁 돌아 헤어지고 만나며 아하, 그 그리운 얼굴들이 그리움에 목말라 애타는 손짓으로 불러 저렇게 다 만나고 모여들어 굽이쳐 흘러 이렇게 시퍼런 그리움으로 어라 둥둥 만나 얼싸절싸 어우러지며 .. 김용택* 2009.06.10
섬진강 9 - 김용택 * 섬진강 9 - 김용택 강 건너 산밭에 하루 내내 스무 번도 더 거름을 져나르셨단다. 어머님은 발바닥이 뜨겁다며 강물에 발을 담그시며 자꾸 발바닥이 뜨겁단다. 세상이야 이래도 몸만 성하면 농사짓고 사는 것 이상 재미있고 속 편한게 어디 있겠냐며 자꾸 갈라진 발바닥을 쓰다듬으시며 .. 김용택* 2009.06.10
섬진강 8 - 김용택 * 섬진강 8 - 김용택 달이 불끈 떠오른다. 첩첩산중 달 떠오면 그대는 장산리 마을회관 술집을 나선다. 시린 물소리로 강물을 건너 갈대들이 곱은 손 들어 가리키는 어둔 산굽이 강길을 다라 끄덕끄덕 걷는다. 내 친구, 서울에서 돈 못 벌고 중동을 다녀와도 어쩐지 우리는 못산다며 첩첩산.. 김용택* 2009.06.10
섬진강 7 - 김용택 * 섬진강 7 - 김용택 울래 울래 나도 울래 날 저물고 저녁 오면 이 산 저 산 소쩍새야 여기저기 발동기야 가문 논에 물 품으며 천수답에 물 품으며 물 품은 논개구리야 이 논 저 논 새벽까지 나도 울고 너도 울고 울음 모아 함께 울래 쌀금 똥금 부엉부엉 날 가문다 부엉부엉 양식 없다 부엉.. 김용택* 2009.06.09
섬진강 6 -억새풀 - 김용택 * 섬진강 6 -억새풀 - 김용택 물들은 스스로 흘러 모여 제 깊이를 만들어 힘을 키우고 얼음으로 강물을 감추어 농부들을 편히 건네주며 참을 길 없는 뜨거운 속마음만 흘려 강 스스로 강이게 하였다가 녹을 철엔 차례로 녹아 넘치며 물길을 열어 섬진강 좁은 물목들을 지나며 힘껏 부서지.. 김용택* 2009.06.09
섬진강 5 -삶 - 김용택 * 섬진강 5 -삶 - 김용택 이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저물일 하나 없이 팍팍할 때 저무는 강변으로 가 이 세상을 실어오고 실어가는 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 팍팍한 마음 한끝을 저무는 강물에 적셔 풀어 보낼 일이다 버릴 것 다 버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어둑거리는 강물.. 김용택* 2009.06.09
섬진강 4 -누님의 초상 - 김용택 * 섬진강 4 -누님의 초상 - 김용택 누님, 누님들 중에서 유난히 얼굴이 희고 자태가 곱던 누님. 앞산에 달이 떠오르면 말수가 적어 근심 낀 것 같던 얼굴로 달그늘진 강 건너 산속의 창호지 불빛을 마룻기둥에 기대어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서 있던 누님. 이따금 수그린 얼굴 가만히 들어 .. 김용택* 2009.06.08
섬진강 3 - 김용택 * 섬진강 3 - 김용택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김용택* 2009.06.08
섬진강 2 - 김용택 * 섬진강 2 - 김용택 저렇게도 불빛들은 살아나는구나. 생솔 연기 눈물 글썽이며 검은 치마폭 같은 산자락에 몇 가옥 집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불빛은 살아나며 산은 눈뜨는구나. 어둘수록 눈 비벼 부릅뜬 눈빛만 남아 섬진강물 위에 불송이로 뜨는구나. 밤마다 산은 어둠을 베어내리.. 김용택* 2009.06.08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꽃잎이 날아드는 강가에서 나는 섰네 내 맘에 한번 핀 꽃은 생전에 지지 않는 줄을 내 어찌 몰랐을까 우수수수 내 발등에 떨어지는 꽃잎들이 사랑에서 돌아선 내 눈물인 줄만 알았지 그대 눈물인 줄은 내 어찌 몰랐을까 날 저무는 강물에 휠휠 날아드는 것이 .. 김용택* 2009.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