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 모음 6 *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누가 죽어가는가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 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보다 살을 저미는 이세상 외로움 속에서 물 같이 흘러간 세월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만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 시인 詩 모음 2018.10.31
류시화 시 모음집 - 시로 납치하다 * 두 사람 - 라이너 쿤체(독일) 두 사람이 노를 젓는다. 한 척의 배를. 한 사람은 별을 알고 한 사람은 폭풍을 안다. 한 사람은 별을 통과해 배를 안내하고 한 사람은 폭풍을 통과해 배를 안내한다. 마침내 끝에 이르렀을 때 기억 속 바다는 언제나 파란색이리라. * * 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 - .. 시인 詩 모음 2018.08.22
파도 시 모음 * 파도 - 신달자 누가 저렇게 푸른 종이를 마구잡이로 구겨 놓았는가 구겨져도 가락이 있구나 나날이 구겨지기만 했던 생의 한 페이지를 거칠게 구겨 쓰레기통에 확 던지는 그 팔의 가락으로 푸르게 심줄이 떨리는 그 힘 한 줄기로 다시 일어서고야 마는 궁극의 힘 * * 파도 - 강은교 모래.. 시인 詩 모음 2018.08.01
연꽃 시 모음 2 * 연꽃 - 김재진 연꽃 위에 앉고 싶다 아니 연꽃이 아니라 연잎 위에 쟁반같이 넓은 이파리 위로 물방울같이 또르르 굴러보고 싶다 사는 게 너무 추워 글썽이는 날 햇빛에 스며들어 뜨거워지고 싶다 진흙 속에 발 디뎌도 더럽힐 수 없는 홍련이나 백련, 아니면 보랏빛 눈길로 끌어당기는 .. 시인 詩 모음 2018.07.24
봄밤 시 모음 * 봄밤 - 박형준 달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 누가 사다리 좀 다오 홀로 빈방에 앉아 앞집 지붕을 바라보자니 바다 같기도 하고 생각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물결 같기도 하고 달이 내려와 지붕에 어른거리는 목련, 꽃 핀 자국마다 얼룩진다 이마에 아프게 떨어지는 못자국들 누구의 원망일.. 시인 詩 모음 2018.04.06
짧은 시 모음 7 * 봄 - 나태주 봄이란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아직은 겨울이지 싶을 때 봄이고 아직은 봄이겠지 싶을 때 여름인 봄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봄 우리네 인생에도 봄이란 것이 있었을까? * * 나태주시집[꽃을 보듯 너를 본다]-지혜,2015 * 禪問 - 함.. 시인 詩 모음 2018.03.08
오상순 시 모음 * 첫날밤 - 오상순 어이 밤은 깊어 화촉동방의 촛불은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저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 바닷속에서 어족인 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이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야! 태초에 생명의 비밀 터지는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의.. 시인 詩 모음 2018.02.26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 꽃 1 - 나태주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 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 번만 용서를 받자 그래서 봄이다. * * 꽃 2 예쁘다는 말을 가볍게 삼켰다 안쓰럽다는 말을 꿀꺽 삼켰다 사랑한다는 말을 어렵게 삼켰다 섭섭하다, 안타깝다, 답답하다는 말을 또 여러 번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리고서 .. 시인 詩 모음 2018.02.23
그리움 시 모음 * 그리워 - 김소월 봄이 다 가기 전, 이 꽃이 다 흩기 전 그린 님 오실까구 뜨는 해 지기 전에. 엷게 흰 안개 새에 바람은 무겁거니, 밤샌 달 지는 양자, 어제와 그리 같이. 붙일 길 없는 맘세, 그린 님 언제 뵐련, 우는 새 다음 소린, 늘 함께 듣사오면. * * 김소월시집[진달래꽃]-미래사 * 그리.. 시인 詩 모음 2018.01.10
난초 시 모음 * 난초(蘭草) - 서정주 하늘이 하도나 고요하시니 난초는 궁금해 꽃 피는 거라 * * 난초 잎 - 도종환 난초 잎은 휘어져도 품격이 있다 꽃으로 화려하려 하지 않고 잎으로 청초하게 한 생을 살다 가는데 열 잎이 꼿꼿해도 한두 잎은 휘곤 한다 그러나 휘어져도 격을 잃지 않는다 휘어져도 저.. 시인 詩 모음 2017.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