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은 삐뚤어졌어도 장구는 바로 치자 - 김용택 * 마당은 삐뚤어졌어도 장구는 바로 치자 - 김용택 환장허겄네 환장허겄어 아, 농사는 우리가 쎄빠지게 짓고 쌀금은 저그덜이 편히 앉아 올리고 내리면서 며루 땜시 농사 망치는 줄 모르고 나락도 베기 전에 풍년이라고 입맛 다시며 장구 치고 북 치며 풍년잔치는 저그덜이 먼저 지랄이니 .. 김용택* 2009.08.18
산 - 김용택 * 산 - 김용택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색 구절초 곁을 지날 때 구절초꽃은 이.. 김용택* 2009.08.06
[스크랩] 별 하나 ... 김용택 별 하나 ... 김용택 당신이 어두어 지면 저도 어두워요 당신이 밝으시면 저도 밝아요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 있든 내게 당신은 닿아 있으니까요 힘내시어요 나는 힘 없지만 내사랑은 힘있으리라 믿어요 내 귀한 당신께 햇살 가득하시길.... 당신 발걸음 힘차고 날래시길 빌어 드려.. 김용택* 2009.07.27
길 - 김용택 * 길 - 김용택 지금 어디서 어디만큼 왔습니까. 또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여긴 어디고 한발 내디뎌 거긴 어디랍니까 바람 앞에 앉아 숲입니다. 바람 부는 숲이지요 이 길도 평지를 지나 산굽이를 돌고 고개를 넘어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겠지요 가본 길이 세상에 있기는 있을.. 김용택* 2009.07.16
길 - 김용택 * 길 - 김용택 너를 만나려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이 길을 나는 왔다 보아라 나는 네 앞에서만 이렇게 눈부신 나를 그린다 * * 김용택시집[참 좋은 당신]-시와시학사 * 길 사랑은 이 세상을 다 버리고 이 세상을 다 얻는 새벽같이 옵니다 이 봄 당신에게로 가는 길 하나 새로 태어났습니다.. 김용택* 2009.07.16
야반도주 - 김용택 * 야반도주 - 김용택 한밤에 깨어나 꽃 만발한 지리산 골짜기를 뒤적이기 싫다 살구꽃도, 벚꽃도, 늦게 핀 매화꽃에게도 나를 들키기 싫다 섬진강 곁을 지나왔다 물때 낀 잔자갈밭을 지나는 물소리들 중 더러 깨어 있는 것들이 나를 알았다 한들 이 한밤 깨어 있는 것들은 데 슬픈 노래의 .. 김용택* 2009.07.15
편지 - 김용택 * 편지 - 김용택 당신의 마음과 당신의 말과 당신의 글이 다 내 마음과 내 말과 나의 글입니다 * 편지 편지를 쓴다 빈 나뭇가지에 눈이 온다고 편지를 쓰다가 빈 나뭇가지에 흰 눈이 가고 있다고 편지를 쓴다 눈을 가득 안은 나뭇가지는 춥지 않을 거라고 얼른 눈송이 하나를 받아들고 더 .. 김용택* 2009.07.13
지장암 - 김용택 * 지장암 - 김용택 밤낮으로 퍼렇게 우는 소나무들을 어떻게 다 달래시는지요 달 뜬 마당에 서면 때로 발밑까기 밀려와 보채는 저 짠 바닷물은 무슨 수로 달래 돌려보내시는지요 큰 바위 속에 들어앉은 부처님을 불러내실 때는 아무도 몰래 얼마나 가슴을 치시는지요 우루루루 잠자리로 .. 김용택* 2009.07.11
꽃과 꽃같이 - 김용택 * 꽃과 꽃같이 - 김용택 달 등진 저기 저 산처럼 달 품은 저기 저 산처럼 우리 그렇게 달 품고 등에 달 지고 살다가 내 품안에 내 등뒤에 은근 살짝 스리슬쩍 저 공산에 달 띄워 놓고 산이 산 보는 산과 산같이 꽃이 꽃 보는 꽃과 꽃같이 달이 나를 보고 내가 달 보는 우리 두 얼굴같이 우리.. 김용택* 2009.06.30
저 들에 저 들국 다 져물것소 - 김용택 * 저 들에 저 들국 다 져불것소 - 김용택 날이면 날마다 내 맘은 그대 오실 저 들길에 가 서 있었습니다 이 꽃이 피면 오실랑가 저 꽃이 피면 오실랑가 꽃 피고 지고 저 들길에 해가 뜨고 저 들길에서 해가 졌지요 그대 어느 산그늘에 붙잡힌 풀꽃같이 서 있는지 내 몸에 산그늘 내리면 당신.. 김용택* 2009.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