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시 모음 * 거미 - 박성우 거미가 허공을 짚고 내려온다 걸으면 걷는 대로 길이 된다 허나 헛발질 다음에야 길을 열어주는 공중의 길, 아슬아슬하게 늘려간다 한 사내가 가느다란 줄을 타고 내려간 뒤 그 사내는 다른 사람에 의해 끌려 올라와야 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사내는 거미줄에 걸린 끼니처.. 시인 詩 모음 2010.09.28
신현정 시 모음 * 적소(謫所) - 신현정 나, 세한도(歲寒圖) 속으로 들어갔지 뭡니까 들어가서는 하늘 한복판에다 손 훠이훠이 저어 거기 점 찍혀 있는 갈필(渴筆)의 기러기들 날아가게 하고 그리고는 그리고는 눈 와서 지붕 낮은 거 더 낮아진 저 먹 같은 집 바라보다가 바라보다가 아, 그만 품에 품고 간 .. 시인 詩 모음 2010.08.10
꽃피는 달밤에 - 윤곤강 * 꽃피는 달밤에 - 윤곤강 빛나는 해와 밝은 달이 있기로 하늘은 금빛도 되고 은빛도 되옵니다 사랑엔 기쁨과 슬픔이 같이 있기로 우리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있으오이다 꽃피는 봄은 가고 잎피는 여름이 오기로 두견새 우는 달밤은 더욱 슬프오이다 이슬이 달빛을 쓰고 꽃잎에 잠들기로 나.. 좋아하는 詩 2010.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