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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편지 -지리산 - 최승자
효림♡
2011. 9. 30. 22:26
* 바람의 편지 -지리산 - 최승자
내 너 두고 온 지
벌써 한 달
바람의 편지도
이젠 그쳤구나
아 내 기억 속에서
푸르른 푸르른
또 다시 하루 가고 이틀 가도
내 기억 속에서
푸르른 푸르른
언제나 새로이 쓰여질
아 지리산, 바람의 편지 *
* 비가 와 ㅡ
비가 와 ㅡ
삼천포에 비가 와 ㅡ
(사과나무에서 사과 한 알이 떨어질 때
바람은 왜 살짝 멈추는 걸까?)
비가 와 ㅡ
삼천포에 비가 와 ㅡ
삼천포에서 구룡포까지는 아주 먼 시간
(없는 코스모스들이 왜 늘 마음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비가 와 ㅡ
삼천포에 비가 와 ㅡ
삼천포에서 모슬포까지는 아주 먼 시간
(그 무슨 메아리들이 왜
아주 아주 멀리서 들리는 걸까?)
비가 와 ㅡ
삼천포에 비가 와 ㅡ
카페 창가를 다 적시고 있네
넋없이 많은 인생들을 다 적시고 있네 *
* 최승자시집[물 위에 씌어진]-천년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