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는 해 좋다 - 나태주
지는 해 좋다
볕바른 창가에 앉은 여자
눈밑에 가늘은 잔주름을 만들며
웃고 있다.
이제 서둘지 않으리라
두 손 맞잡고 밤을 새워
울지도 않으리라
그녀 두 눈 속에 내가 있음을
내가 알고
나의 마음 속에 그녀가 살고 있음을
그녀가 안다.
지는 해 좋다.
산그늘이 또 다른 산의 아랫도리를
가린다.
그늘에 덮이고 남은
산의 정수리가
더욱 환하게 빛난다. *
* 나태주시집[별아래 잠든 시인]-문학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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