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효림♡ 2015. 5. 6. 09:00

*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

 

* 이상국시집[집은 아직 따뜻하다]-창비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잠 - 김용택   (0) 2015.05.18
이것만 쓰네 - 이기철   (0) 2015.05.11
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 - 문정희  (0) 2015.05.04
아내의 이름은 천리향 - 손택수   (0) 2015.04.30
멈추지 마라 - 양광모   (0) 201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