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호택 시 모음 * 똥구멍 새까만 놈 - 심호택 대엿 살 철부지 때 할아버지께 붓글씨 배웠지요 종이 귀할 때라 마분지에다 한일자 열십자 수월찮이 그렸지요 종이에 흰 구석 남긴 날 그분께서 꾸짖으시기를 듣거라 최생원네 손자 공부하는 법이니라 연필로 먼저 쓰고 그 위에 철필로 다시 쓰고 그 위에 또.. 시인 詩 모음 2010.07.23
안도현 시 모음 2 * 무식한 놈 -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 길 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대라고 부를 사람에게 그 길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끝없는 길을 * 봄이 올 때까지는 .. 시인 詩 모음 2009.06.03
이정록 시 모음 * 더딘 사랑 -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감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 * 이정록시집[의자]-문학과지성사 * 바람아래 제 얼굴로 겨눴던 부채 끝을 어린것들에게 돌리는 데까지 .. 시인 詩 모음 2009.04.29
겨울 편지 - 안도현 * 겨울 편지 - 안도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 안도현* 2009.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