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가 - 문인수 * 감나무 - 문인수 올해도 고향집 감을 땄다. 복잡하게 우거진 가지들 중에 매년 내가 골라 딛는 순서가 있다. 지금은 진토가 되었을 아버지의 등뼈, 허리 휜 그 몸 냄새를 군데군데 묻혀둔 바이지만 타관 길엔 도통 어두운 이 말씀. 감나무를 오르내리는 내 구부정한 그림자도 어느덧 늙은.. 좋아하는 詩 2016.04.18
만금이 절창이다 - 문인수 * 만금이 절창이다 - 문인수 물들기 전에 개펄을 빠져나오는 저 사람들 행렬이 느릿하다. 물밀며 걸어 들어간 자국 따라 무겁게 되밀려 나오는 시간이다. 하루하루 수장되는 저 길, 그리 길지 않지만 지상에서 가장 긴 무척추동물 배밀이 같기도 하다. 등짐이 박아 넣는 것인지, 뻘이 빨아.. 좋아하는 詩 2014.07.20
문인수 시 모음 2 * 식당의자 - 문인수 장맛비 속에, 수성못 유원지 도로가에, 삼초식당 천막 안에, 흰 플라스틱 의자 하나 몇 날 며칠 그대로 앉아있다. 뼈만 남아 덜거덕거리던 소리도 비에 씻겼는지 없다. 부산하게 끌려 다니지 않으니, 앙상한 다리 네 개가 이제 또렷하게 보인다 털도 없고 짖지도 않는 .. 시인 詩 모음 2014.04.04
문인수 동시 모음 * 염소 똥은 똥그랗다 - 문인수 염소가 맴맴 풀밭을 돈다 말뚝에 대고 그려 내는 똥그란 밥상 풀 뜯다 말고 또 먼 산 보는 똥그란 눈 똥그랗게 지는 해 오늘 하루도 맴맴 먹고 똥글똥글 똥글똥글 염소 똥 * * 달과 엄마 보름달에서 하현 반달에서 이제 그믐달, 초승달에서 상현 반달에서 도.. 동시 201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