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대하여 - 이성복 * 연애에 대하여 - 이성복 1 여자들이 내 집에 들어와 지붕을 뚫고 담 넘어간다 손이 없어 나는 붙잡지 못한다 벽마다 여자만한 구멍이 뚫려 있다 여자들이 내 방에 들어와 이불로 나를 덮어 싼다 숨 막혀 죽겠어! 이불 위에 올라가 여자들이 화투를 친다 숨 막힌 채로 길 떠난다 길 가다 외.. 좋아하는 詩 2013.05.11
문인수 동시 모음 * 염소 똥은 똥그랗다 - 문인수 염소가 맴맴 풀밭을 돈다 말뚝에 대고 그려 내는 똥그란 밥상 풀 뜯다 말고 또 먼 산 보는 똥그란 눈 똥그랗게 지는 해 오늘 하루도 맴맴 먹고 똥글똥글 똥글똥글 염소 똥 * * 달과 엄마 보름달에서 하현 반달에서 이제 그믐달, 초승달에서 상현 반달에서 도.. 동시 2010.10.01
섬 - 도종환 * 섬 - 도종환 당신이 물결이었을 때 나는 언덕이라 했다 당신이 뭍으로 부는 따스한 바람이고자 했을 때 나는 까마득히 멈추어 선 벼랑이라 했다 어느 때 숨죽인 물살로 다가와 말없는 바위를 몰래몰래 건드려보기도 하다가 다만 용서하면서 되돌아 갔었노라 했다 언덕뿐인 뒷모습을 바.. 도종환* 2009.08.10
섬 - 안도현 * 섬 - 안도현 섬, 하면 가고 싶지만 섬에 가면 섬을 볼 수가 없다 지워지지 않으려고 바다를 꽉 붙잡고는 섬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는 것을 보지 못한다 세상한테 이기지 못하고 너는 섬으로 가고 싶겠지 한 며칠, 하면서 짐을 꾸려 떠나고 싶겠.. 안도현* 2009.06.03
복효근 시 모음 * 나마스테 - 복효근 나마스테라는 말이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경배합니다'라는 뜻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코끝이 찡하고 나를 울렸다 내 안의 신이 나를 깜짝 깨웠기 때문이다 3억3천만의 신이여 그 신들이 부르는 또 3억 3천만의 신이여, 그 신이 부르는 또 다른 3억 3천만의.. 시인 詩 모음 2009.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