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 유안진 * 자격 - 유안진 초가을 햇살웃음 잘 웃는 사람, 민들레 홀씨 바람 타듯이, 생활은 품앗이로 마지못해 이어져도, 날개옷을 훔치려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 슬픔 익는 지붕마다 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 모습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그것들을 사.. 좋아하는 詩 2017.06.05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 유안진 *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 좋아하는 詩 2014.04.30
상처가 더 꽃이다 - 유안진 * 상처가 더 꽃이다 - 유안진 어린 매화나무는 꽃 피느라 한창이고 사백년 고목은 꽃 지느라 한창인데 구경꾼들 고목에 더 몰려 섰다 둥치도 가지도 꺾이고 구부러지고 휘어졌다 갈라지고 뒤틀리고 터지고 또 튀어나왔다 진물은 얼마나 오래 고여 흐르다가 말라붙었는지 주먹만큼 굵다란.. 좋아하는 詩 2012.10.19
유안진 시 모음 2 * 오만과 편견 - 유안진 불빛 한 점이 마주 오고 있다 충돌위험에 경고신호를 보내도 막무가내이다 무전을 쳤다 "10도 우향하라" 응답이 왔다 "10도 좌향하라" 함장은 다시 쳤다 "나는 대령이다 명령에 따르라" 응답이 또 왔다 "나는 일병이다 지시에 따르라" 기가 찬 함장은 최후통첩을 보냈다 "여긴 군함.. 시인 詩 모음 2011.09.05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 유안진 *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 - 유안진 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무릉도원은 도화동에 있을 것 같고 문경에 가면 괜히 기쁜 소식이 기다릴 듯하지 추풍령은 항시 서릿발과 낙엽의 늦가을일 것만 같아 春川이 그렇지 까닭도 연고도 없이 가고 싶지 얼음 풀리는 냇가에 새.. 좋아하는 詩 2011.01.17
동백꽃 시 모음 *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 김용택시집[.. 시인 詩 모음 2009.06.03
유안진 시 모음 * 내 소망 하나 - 유안진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 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도 받고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 시인 詩 모음 2009.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