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환 동시 모음 * 바다 - 오장환 눈물은 바닷물처럼 짜구나. 바다는 누가 울은 눈물인가. * * 기러기 기러기는 어디로 가나. 달도, 별도, 꽁ㅡ, 꽁ㅡ, 죄 숨었는데 촛불도 없이 어떻게 가나. * * 편지 누나야, 편지를 쓴다. 뜨락에 살구나무 올라갔더니 웃수머리 둥구나무, 조ㅡ그만하게 보였다. 누나가 타고 .. 동시 2013.02.20
채호기 시 모음 * 감귤 - 채호기 가지에 달린 노란 감귤 동그랗게 뭔가를 포옹하고 있는 오돌도돌한 감귤 껍질 누군가 껍질을 까면 시고 달착지근한 말랑말랑한 것 실핏줄이 도드라져 보이는 작은 심장 먹을 수 없어서 망설입니다 살아서 두근거리는 연약한 것 동그랗게 뭔가를 포옹하고 있는 것들 가지.. 시인 詩 모음 2010.05.25
김명인 시 모음 * 어느날 내가 이곳에서 가을 강처럼 - 김명인 내 몸을 지나가는 빛들을 받아서 혹은 지나간 빛들을 받아서 가을 강처럼 슬프게 내가 이곳에 서 있게 될 줄이야 격렬함도 없이 그냥 서늘하기만 해서 자꾸 마음이 결리는 그런 가을 강처럼 저물게 저물게 이곳에 허물어지는 빛으로 서 있게 .. 시인 詩 모음 2009.09.07
편지 - 헤르만 헤세 * 편지 - 헤르만 헤세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보리수 나무 거칠게 출렁대며 나뭇가지 사이로 달님이 내 방 속을 엿보고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떠난 사랑하던 연인에게 긴 편지를 썼습니다 달님이 편지 위를 비쳐 줍니다 부드럽고 고요한 달빛이 글자 위를 스쳐갈 때 내 마음 울음 터.. 좋아하는 詩 2009.07.13
윤동주 시 모음 *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 아침 휙, 휙, 휙 쇠꼬리가 부드러운 채.. 시인 詩 모음 2009.07.13
김남조 시 모음 * 그대 있음에 -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 시인 詩 모음 2009.07.13
편지 - 김용택 * 편지 - 김용택 당신의 마음과 당신의 말과 당신의 글이 다 내 마음과 내 말과 나의 글입니다 * 편지 편지를 쓴다 빈 나뭇가지에 눈이 온다고 편지를 쓰다가 빈 나뭇가지에 흰 눈이 가고 있다고 편지를 쓴다 눈을 가득 안은 나뭇가지는 춥지 않을 거라고 얼른 눈송이 하나를 받아들고 더 .. 김용택* 2009.07.13
편지 - 용혜원 * 편지 - 용혜원 왜 기다려질까 빨간 우체통이 떠오르고 우편 배달부가 눈앞에 다가오는 것일까 내 마음을 찾아오는 반가운 소식이 기다려진다 * 편지 그대가 보내준 편지를 받아들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어찌나 여러 번 읽었는지 오래된 종이처럼 낡아버린 모양이 되었습니다 .. 좋아하는 詩 2009.07.13
김용택 시 모음 3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 김용택 겨울은 봄바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요 봄은 세상에서 매미 소리가 제일 무섭대요 여름은 귀뚜라미 소리가 제일 무섭고요 가을 햇살은 눈송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대요 * * 김용택글[콩, 너는 죽었다]-실천문학사 * 지구의 일 해가 뜨고 달이 뜨고 .. 시인 詩 모음 2009.06.24
편지 1~5 - 이성복 * 편지 - 이성복 1 그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 매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내 동생이 보고 구겨버린다 이웃 사람이 모르고 밟아 버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길 가다 보면 남의 집 담벼락에 붙어 있다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끼여 있다 아이들이 비행기를 접어 날린다 그래도 매.. 좋아하는 詩 2009.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