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 김초혜 * 이 가을에 - 김초혜 오랫동안 불타는 단풍이 부럽다 * * 안부 강을 사이에 두고 꽃잎을 띄우네 잘 있으면 된다고 잘 있다고 이때가 꽃이 필 때라고 오늘도 봄은 가고 있다고 무엇이리 말하지 않은 그 말 * * 마음 화상 그대가 그림 속의 불에 손을 데었다면 나는 금세 3도 화상을 입는다 마.. 좋아하는 詩 2015.09.14
오장환 시 모음 * The Last Train - 오장환 저무는 역두(驛頭)에서 너를 보냈다. 비애야! 개찰구에는 못 쓰는 차표와 함께 찍힌 청춘의 조각이 흩어져 있고 병든 역사가 화물차에 실리어 간다. 대합실에 남은 사람은 아직도 누굴 기다려 나는 이곳에서 카인을 만나면 목놓아 울리라. 거북이여! 느릿느릿 추억을.. 시인 詩 모음 2013.02.20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 박형준 *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 박형준 그 젊은이는 맨방바닥에서 잠을 잤다 창문으로 사과나무의 꼭대기만 보였다 가을에 간신히 작은 열매가 맺혔다 그 젊은이에게 그렇게 사랑이 찾아왔다 그녀가 지나가는 말로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는 그때까지 맨방바닥에서 사랑을 나눴다 지하 방의 .. 좋아하는 詩 2011.10.21
이육사 시 모음 *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 시인 詩 모음 2009.04.02
김광균 시 모음 * 설야(雪夜) - 김광균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 시인 詩 모음 2009.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