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 시 모음 * 햇차를 끓이다가 -序詩 - 문태준 멀리 해남 대흥사 한 스님이 등기로 부쳐온 햇차 한봉지 물을 달여 햇차를 끓이다가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이런 간곡한 사연을 들으라는 것인가 마르고 뒤틀린 찻잎들이 차나무의 햇잎들로 막 피어나는 것이었다 소곤거리면서 젖고 푸른 눈썹들을 보여.. 시인 詩 모음 2017.08.14
저지르는 비 - 신용목 * 저지르는 비 - 신용목 울음 속에서 자신을 건져내기 위하여 슬픔은 눈물을 흘려보낸다 이렇게 깊다 내가 저지른 바다는 창밖으로 손바닥을 편다 후회한다는 뜻은 아니다 비가 와서 물그림자 위로 희미하게 묻어오는 빛들을 마른 수건으로 가만히 돌려 닦으면 몸의 바닥을 바글바글 기.. 좋아하는 詩 2017.08.11
지금 여기에 - 김형영 * 지금 여기에 - 김형영 아침 산책길 새들의 노래, 몸도 마음도 깨어 문득 허공을 날고 싶다. 만나는 사람 없어 말을 건넬 순 없지만 아침 새들의 노래는 허공보다 멀리 조잘조잘 날아간다. 시계 따라 살다 보니 숨어 있는 기쁨 다들 모르겠지. 마음껏 혼자 심호흡하는 아침이면 행복이 지.. 좋아하는 詩 2017.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