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 모음 2 * 무식한 놈 -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 길 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대라고 부를 사람에게 그 길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끝없는 길을 * 봄이 올 때까지는 .. 시인 詩 모음 2009.06.03
조병화 시 모음 * 오산 인터체인지 - 조병화 자, 그럼 하는 손을 짙은 안개가 잡는다 넌 남으로 천 리 난 동으로 사십 리 산을 넘는 저수지 마을 삭지 않는 시간, 삭은 산천을 돈다 등(燈)은, 덴막의 여인처럼 푸른 눈 긴 다리 안개 속에 초초히 떨어져 서 있고 허허들판 작별을 하면 말도 무용해진다 어느새.. 시인 詩 모음 2009.05.14
정일근 시 모음 * 쪽빛 - 정일근 하늘이 바다를 만날 때 바다가 먼저 물드는 색깔 바다가 사람을 만날 때 사람이 먼저 물드는 색깔 사람이 사랑을 만날 때 사랑이 먼저 물드는 색깔 * 어머니의 수틀 달빛을 길어 오고 강물 또한 놓아 보낸 어머니의 수틀 속에 한 세상이 넉넉하다 조용히 귀 기울이면 바람.. 시인 詩 모음 2009.05.11
사랑은 사랑의 부족(不足)입니다 - 고은 * 사랑은 사랑의 부족(不足)입니다 - 고은 5월이었습니다 그다음 6월이었습니다 석곡대 석곡 꽃송이 피어왔습니다 더 가노라면 잔 어수리 흰 꽃들 피어왔다 피어갔습니다 이런 날인데요 해설피 바람 을스산스럽습니다 이제야 가만가만 알아버렸습니다 세상은 세상의 부족(不足)입니다 사.. 좋아하는 詩 2009.04.30
김용택 시 모음 2 * 시를 쓰다가 - 김용택 시를 쓰다가 연필을 놓으면 물소리가 찾아오고 불을 끄면 새벽 달빛이 찾아온다 내가 떠나면 꽃잎을 입에 문 새가 저 산을 넘어와 울 것이다 * * 달 앞산에다 대고 큰 소리로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로 당신이 보고 싶다고 외칩니다 그랬더니 둥근 달이 떠올라 왔.. 시인 詩 모음 2009.04.21
정호승 시 모음 * 문득 - 정호승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상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 * 정호승시집[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 사랑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시인 詩 모음 2009.04.07
천상병 시 모음 * 강물 - 천상병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 .. 시인 詩 모음 2009.04.03
이형기 시 모음 * 낙화(落花)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綠陰)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 시인 詩 모음 200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