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2 - 김용택 * 섬진강 2 - 김용택 저렇게도 불빛들은 살아나는구나. 생솔 연기 눈물 글썽이며 검은 치마폭 같은 산자락에 몇 가옥 집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불빛은 살아나며 산은 눈뜨는구나. 어둘수록 눈 비벼 부릅뜬 눈빛만 남아 섬진강물 위에 불송이로 뜨는구나. 밤마다 산은 어둠을 베어내리.. 김용택* 2009.06.08
동백꽃 시 모음 *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 김용택시집[.. 시인 詩 모음 2009.06.03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 나비는 청산 가네 - 김용택 꽃잎이 날아드는 강가에서 나는 섰네 내 맘에 한번 핀 꽃은 생전에 지지 않는 줄을 내 어찌 몰랐을까 우수수수 내 발등에 떨어지는 꽃잎들이 사랑에서 돌아선 내 눈물인 줄만 알았지 그대 눈물인 줄은 내 어찌 몰랐을까 날 저무는 강물에 휠휠 날아드는 것이 .. 김용택* 2009.05.25
거미줄을 타고 세상을 건너는 이슬방울 - 김용택 * 거미줄을 타고 세상을 건너는 이슬방울 - 김용택 이슬비 그칩니다 거미줄 저 건너에 산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지금 산은 가만히 서 있습니다 나는 그냥 늘 이렇게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작고 둥그스럼해서 편안하고 조촐한 산 그 산굽이 도는 호젓한 강물 그리고 날마다.. 김용택* 2009.05.02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 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고 외.. 김용택* 2009.04.10
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 그 江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김용택* 2009.04.10
방창 - 김용택 * 방창 (方暢) - 김용택 산벚꽃 흐드러진 저 산에 들어가 꼭꼭 숨어 한 살림 차려 미치게 살다가 푸르름 다 가고 빈 삭정이 되면 하얀 눈 되어 그 산 위에 흩날리고 싶었네 * * 김용택 시집 [그래서 당신]-문학동네 김용택* 2009.04.10
빗장 - 김용택 * 빗장 - 김용택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해 언제 열렸는지 시립기만 합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논둑길을 마구 달려보지만 내달아도 내달아도 속떨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시도 때도 없이 곳곳에서 떠올라 비켜주지 않는 당신 얼굴 때문에 어쩔 줄 모르겠어요 무얼 잡은 손이 마구 .. 김용택* 2009.04.10
그리운 꽃편지 2 - 김용택 *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 꽃이 핍니다 꽃이 피면 기쁩니다 꽃이 집니다 꽃이 지면 슬픕니다 꽃이 피면 당신이 금방 올 것 같고 꽃이 지면 당신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이 이렇게 꽃 피고 지는 것에 따라 변하는 것은 꽃 피고 지는 그 사이에 당신의 반짝이는 여러 모습이 있.. 김용택* 2009.03.12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 *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 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슬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 김용택* 2009.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