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가 당신이예요 - 김용택 * 그이가 당신이예요 - 김용택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도 나의 사람으로 남아 있는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이 당신입니다 나의 가장 부끄럽고도 죄스러운 모습을 통째로 알고계시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분일 터이지요 그분이 당신입니다 .. 김용택* 2009.01.22
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 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어제는 많이 보고 싶었답니다 그립고, 그리고 바람이 불었지요 하얗게 뒤집어진 참나무 이파리들이 강기슭이 환하게 산을 넘어왔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지요 평생을 가지고 내게 오던 그 고운 손길이 내 등뒤로 돌아올 때 풀밭을 보았지요 풀이 되어 바람 위에.. 김용택* 2009.01.21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김용택* 2008.12.30
눈 오는 마을 - 김용택 * 눈 오는 마을 - 김용택 저녁 눈 오는 마을에 들어서 보았느냐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마을이 조용히 그 눈을 다 맞는 눈 오는 마을을 보았느냐 논과 밭과 세상에 난 길이란 길들이 마을에 들어서며 조용히 끝나고 내가 걸어온 길도 뒤돌아볼 것 없다 하얗게 눕는다 이제 아무것도 더는 소.. 김용택* 2008.12.22
이 적막에 저 꽃 향기 - 김용택 * 이 적막에 저 꽃 향기 - 김용택 한낮에 밤꽃 피더니 한밤중에 달 뜨네 들판 가득 개구리는 울어대고 검은 산은 일어서네 어지러워라 숨 막히겠네 쏟아지는 저 달빛 저 꽃 향기에 코피 터지겠네 검은 산 하얀 달 저 달은 가며 날 보라 하고 어둔 산 하얀 꽃 저 꽃은 지면서 이 적막을 견뎌.. 김용택* 2008.11.27
사랑 - 김용택 * 사랑 -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허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 김용택* 2008.11.19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 김용택 *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 김용택 작년에도 피었던 꽃 올해도 그 자리 저기 저렇게 꽃 피어 새롭습니다 작년에 꽃 피었을 때 서럽더니 올해 그 자리 저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 다시 또 서럽고 눈물이납니다 이렇게 저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 눈물로 서서 바라보는 것은 꽃 피는 그 자리.. 김용택* 2008.10.20
가을 - 김용택 *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 김용택* 2008.10.17
11월의 노래 - 김용택 * 11월의 노래 -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 김용택* 2008.10.13
그랬다지요 - 김용택 * 그랬다지요 -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 * 김용택 시집 [그 여자네 집]-창비 김용택* 2008.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