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시 모음 * 나팔꽃 - 허영자 아무리 슬퍼도 울음일랑 삼킬 일 아무리 괴로워도 웃음일랑 잃지 말 일 아침에 피는 나팔꽃 타이르네 가만히 * * 나팔꽃 - 정호승 한쪽 시력을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 시인 詩 모음 2010.07.01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좋아하는 詩 2009.09.28
쓸쓸한 여름 - 나태주 * 쓸쓸한 여름 - 나태주 챙이 넓은 여름모자를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 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 좋아하는 詩 2009.07.11
지는 해 좋다 - 나태주 * 지는 해 좋다 - 나태주 지는 해 좋다 볕바른 창가에 앉은 여자 눈밑에 가늘은 잔주름을 만들며 웃고 있다. 이제 서둘지 않으리라 두 손 맞잡고 밤을 새워 울지도 않으리라 그녀 두 눈 속에 내가 있음을 내가 알고 나의 마음 속에 그녀가 살고 있음을 그녀가 안다. 지는 해 좋다. 산그늘이 .. 좋아하는 詩 2009.07.10
가시나무새의 슬픈 사랑이야기 - 나태주 * 가시나무새의 슬픈 사랑이야기 - 나태주 *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모를 것이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변방의 둘레를 돌면서 내가 얼마나 너를 생각하고 있는가를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까마득 짐작도 못할 것이다 겨울 저수지의 외곽길을 돌면서 맑은 물낯에 산을 한 채 비춰보고 겨울 흰.. 좋아하는 詩 2009.04.14
게으름 연습 - 나태주 * 게으름 연습 - 나태주 텃밭에 아무 것도 심지 않기로 했다 텃밭에 나가 땀 흘려 수고하는 대신 낮잠이나 자 두기로 하고 흰 구름이나 보고 새소리나 듣기로 했다 내가 텃밭을 돌보지 않는 사이 이런 저런 풀들이 찾아와 살았다 각시풀, 쇠비름, 참비름, 강아지풀, 더러는 채송화 꽃 두어 .. 좋아하는 詩 2009.04.14
소중한 만남을 위하여 - 나태주 * 소중한 만남을 위하여 - 나태주 옆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그대 숨소리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굳이 이름을 말씀해 주실 것도 없습니다 주소도 알려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굳이 나의 이름을 알려하지를 마십시오 주소를 묻지도 마십시오 이름 없이 주소 없이 이.. 좋아하는 詩 2009.04.14
개심사 - 나태주 * 개심사(開心寺) - 나태주 풀섶길 쪼보장한 비탈길 이마에 솟는 소금물도 가끔씩 훔쳐내며 찾아갔더니 산은 제 어여쁜 가슴 복판을 수줍게 열어 절 한 채를 불러 앉히고 절집 앞 연못도 하나 만들어놓고 그 앞에 배롱나무 실하게 키워 커다란 꽃등을 밝혀 하늘을 받들고 있었다 왜 그랬을.. 좋아하는 詩 2009.04.14
행복 - 나태주 * 행복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 좋아하는 詩 2008.07.20
기쁨 - 나태주 * 기쁨 - 나태주 난초 화분의 휘어진 이파리 하나가 허공에 몸을 기댄다 허공도 따라서 휘어지면서 난초 이파리를 살그머니 보듬어 안는다 그들 사이에 사람인 내가 모르는 잔잔한 기쁨의 강물이 흐른다. * 좋아하는 詩 2008.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