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고사(古寺) - 조지훈

효림♡ 2009. 3. 30. 08:18

* 古寺 1 - 조지훈  

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西域 萬里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 古寺 2

木蓮꽃 향기로운 그늘 아래

물로 씻은 듯이 조약돌 빛나고

 

흰 옷깃 매무새의 구층탑 위로

파르라니 돌아가는 新羅 千年의 꽃구름이여

 

한나절 조찰히 구르던

여울 물소리 그치고

비인 골에 은은히 울려오는 낮 종소리.

 

바람도 잠자는 언덕에서 복사꽃 잎은

종소리에 새삼 놀라 떨어지노니

 

무지개빛 햇살 속에

의희한 丹靑은 말이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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