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우정일기 1~4 - 이해인

효림♡ 2011. 3. 7. 08:46

* 우정일기 1 -친구에게 - 이해인 

네가 좋아하는 푸른 하늘

올려다보는 것이

나의 기도였단다

날마다 우체국에 가서

너에게 편지를 부치는 것이

나의 일과였단다

기차를 타고 너를 보러 가는

기다림의 세월 모여

기쁨이 되었단다

 

어제도 보고 싶었고

오늘도 보고 싶고

내일도 보고 싶을

그리운 친구야 *

 

* 우정일기 2 -벗에게 보내는 열두 마디의 고백 

1월엔 눈길을 걸으며

새해의 복을 빌어줄게

2월엔 촛불 밝히고

너의 건강을 위해 기도할게

3월엔 강변에 나가

너의 고운 이름을 부를게

4월엔 언덕에 올라

네가 사는 집을 오래 바라볼게

5월엔 숲으로 들어가

사랑의 편지를 쓸게

6월엔 흰 구름 바라보며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게

7월엔 파도치는 바위섬에

네 이름을 새겨둘게

8월엔 바닷가에 누워서

해를 바라보며 크게 웃어줄게

9월엔 풀밭에 앉아

네 얼굴을 그려볼게

10월엔 단풍 고운 오솔길에서

너를 향해 고맙다고 말할게

11월엔 텅 빈 들녘에 나가

사랑한다고 말할게

12월엔 제일 예쁜 선물의 집에 들어가

네가 선물임을 기억하며 선물을 살게 *

 

* 우정일기 3  

친구야  

네가 나를 바라볼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네가 내 손을 잡아줄 때

나의 모든 슬픔과 아픔들이

다 녹아버리는 것 같다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마침내 말해줄 때

나는 바보처럼 할 말을 잃고

하늘만 본다

눈물만 글썽인다

 

친구야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아니 될

사랑의 노래구나, 그렇지?

희망의 등대구나, 그렇지? *

 

* 우정일기 4

네가 내 곁에 있어

좋다는 말

 

아무리 감탄을 해도

끝이 없네

 

나를 위한

너의 따듯한 마음씨에

고맙다는 말

 

아무리 많이 해도

끝이 없네

 

네가 무얼 하는지

궁금해하는 마음

 

아무리 숨기려 해도

끝이 없네 *

 

* 이해인시집[작은 기쁨]-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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