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시 모음 3 * 산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시인 詩 모음 2011.07.21
눈꽃 - 법정 * 눈꽃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를 보고 있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잎이 달린 상록수에서 그런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 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