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에선 길을 잃어도 청학동이다 - 이원규 * 청학동에선 길을 잃어도 청학동이다 - 이원규 울지 마라 길 위에서 길을 잃어도 그 또한 길이다 아주 먼 옛날 우리가 오기 전에도 지리산은 그대로 여기 이 자리에 있었으며 아주 먼 훗날 우리가 떠난 뒤에도 섬진강은 마냥 이대로 유장하게 흐를 것이니 너무 촐싹거리며 쟁쟁 바둥거리.. 좋아하는 詩 2011.12.02
논두렁 우체통 - 이원규 * 논두렁 우체통 - 이원규 대문이 없고 훔쳐갈 게 없으니 아예 자물쇠도 필요 없는 산중의 외딴집 그래도 빨간 우체통은 있다 단지 우편집배원에게 미안해서 산중에 사는 주제에 바깥소식 많은 게 미안해서 산 아랫마을 논두렁의 전봇대 하얀 종아리에 영역표시처럼 양철통을 달.. 좋아하는 詩 2011.09.26
옆을 보라 - 이원규 * 옆을 보라 - 이원규 앞만 보지 말고 옆을 보시라 버스를 타더라도 맨 앞자리에 앉아서 앞만 보며 추월과 속도의 불안에 떨지 말고 창 밖 풍경을 바라보시라 기차가 아름다운 것은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창 밖은 어디나 고향 같고 어둠이 내리면 지워지는 풍경 위로 선명하게 떠오.. 좋아하는 詩 2010.07.01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 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 좋아하는 詩 2009.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