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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한 가지에 새 달이 돋아오니
달에게 묻는 말이 매화의 흥을 네 아느냐
차라리 내가 네 몸 되어 가지가지 돋으리라. *
* 매(梅) - 융호(戎昊)
한 그루 매화가 그윽한 마을로 들어가는 시냇가에 피었네
물 곁에 있는 꽃이 먼저 피는 줄은 모르고
봄이 되었는데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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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樹寒梅白玉條
逈臨村路傍溪橋
不知近水花先昔
疑是徑春雪未消
* 춘녀원(春女怨) - 설유한(薛維翰)
백옥당 앞의 한 그루 매화가
오늘 아침에 문득 꽃이 피었네
한 계집아이가 문을 꼭 닫고 있으니
봄빛이 들어올 곳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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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玉堂前一樹梅
今朝忽見數枝開
兒家門戶重重閉
春色因何得入來
* 노매병찬(老梅屛贊) - 홍경로(洪景盧)
우뚝하고 품위 있어 철의 골격이던가
늠름한 빙설(氷雪)의 자세로 군목(群木)을 압제한다
이같은 꽃이 허다한 것 같지만 누가 그 진(眞)을 알겠는가?
천만 섬의 향기를 간직하여 천하의 봄을 먼저 피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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峰嶸突兀 茹鐵爲骨
漂然氷姿 氣壓群木
近似則然 孰知其眞
儲萬斛香 先天下春
* 매화락(梅花落) - 소식(蘇軾)
옥비(玉妃)가 보슬비 내리는 마을에 떨어진다
선생이 초혼(招魂)의 시 한 편을 쓰네
인간의 화목(花木)이 나의 상대가 아닐 것이다.
달이 계수와 만나 유혼을 이루네
그 향기 창 틈으로 스며들어 나의 꿈을 찾고
파란 열매는 주렁주렁 가지에 매달렸다
벗을 불러다가 밤새도록 술을 마실 때
땅에 떨어진 흰 꽃이 도리어 따스하다.
솔 불을 켜 놓고 앉아 있으니, 잠은 오지 않고
꽃 향내는 뱃속까지 스며들어
선생의 나이 육십에
도면(道眠)은 이미 불이(不二)의 문에 들었네
다정한 마음에 부질없이 미련에 젖어 애석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을 수 없다.
매화만 생각하는 것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
백벌주나 몇 잔 더 마시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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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妃滴墮烟雨村 先生作詩與招魂
人間花木非我對 奔月偶桂成幽昏
暗香入戶尋短夢 靑子綴枝留小園
披衣連夜喚客飮 雪膚滿地聊相溫
松明照坐能不睡 井花入腸淸而暾
先生年來六十化 道眠已入不二門
多情好事餘習氣 惜花未忍都無言
留連一物吾過矣 笑飮百罰空壘樽
* 매화(梅花) - 이옥봉(李玉峰)
고향을 못 잊기는 옛 매화 탓이로다
담머리 달 밝을 제 그 꽃이 피었고야
밤마다 꿈속에 들어 잊을 길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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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里歸心一樹梅
墻頭月下獨先開
幾年春雨爲誰好
夜夜豌頭入夢來
* 매화(梅花) - 운초(雲楚)
바람비 심한 탓가 매화꽃 수그렸네
아무리 땅에 떨려 이저리 돌아런들
그 향내 허탕(虛蕩)한 양화 미칠 길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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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梅孤着何憐枝
陟雨癲風困委垂
縱令落地香猶在
勝似楊花蕩浪姿
* 이색(李穡)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흘에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 최자(崔滋)
섣달 매화가 가을 국화 용하게도 추위를 침범해 피니
경박(輕薄)한 봄꽃들이 이미 간여하지 못하는데
이 꽃이 있어 더구나 사계절을 오로지 하고 있으니
한때에만 치우치게 고운 것들이야 견디어 볼 만한 것이 없구나.
* 최자(崔滋)
청제(靑帝)가 풍정(風情)을 품고 옥으로 꽃을 만드니
흰옷은 진정 서시(西施)의 집에 있네
몇 번이나 취위(醉尉)의 흐릿한 눈으로 하여금
숲 속에 미인(美人)의 흰옷 소매로 착각하게 하였던고.
* 최자(崔滋)
막고사산(邈姑射山)의 신인(神人)처럼 얼음 같은 피부에 눈으로 옷을 삼고
향기로운 입술은 새벽 이슬의 구슬을 마시네
아마 속(俗)된 꽃송이들의
봄에 붉게 물드는 것이 싫어서
요대(瑤臺)를 향해 학(鶴)을 타고
날아갈 듯하구나.
* 안민영(安玟英)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 놓아 황혼월(黃昏月)을 기약하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 안민영(安玟英)
어리고 성긴 매화 너를 믿지 않았더니
눈 기약(期約)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고나
촉(燭) 잡고 가까이 사랑할 제 암향(暗香)조차 부동(浮動)터라.
* 무명씨
매화 피다커늘 산중(山中)에 들어가니
봄눈 깊었는데 만학(萬壑)이 한 빛이라
어디서 꽃다운 향내는 골골이서 나느니.
* 유심영(柳心永)
매화 한 가지에 새 달이 돋아오니
달더러 물은 말이 매화 흥미 네 아느냐
차라리 내 네 몸 되면 가지가지.
* 신위(申緯)
매화 옛 등걸에 춘절(春節)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즉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 매화사(梅花詞) - 정인보(鄭寅普)
쇠인 양 억센 등걸 암향부동(暗香浮動) 어인 꽃고
눈바람 분분한데 봄소식을 외오 가져
어즈버 지사고심(志士苦心)을 비겨볼까 하노라.
담담중(淡淡中) 나는 낯빛 천상선자(天上仙子) 분명하다
옥난간 어느메뇨 인간연이 무겁던가
연조차 의(義) 생기나니 언다 저허하리요.
성긴 듯 정다웁고 고우신 채 다정할사
천품이 높은 전차 웃음에도 절조로다
마지못 새이는 향내 더욱 그윽하여라.
* 이병기(李秉岐)
외로 더져 두어 미미히 숨을 지고
따뜻한 봄날 돌아오기 기다리고
음음한 눈 얼음 속에 잠을 자던 그 매화.
손에 이아치고
바람으로 시달리다
곧고 급한 성결 그 애를 못 삭이고
맺었던 봉오리 하나 피도 못한 그 매화.
* 매(梅) - 구자운(具滋雲)
꽃은
멀리서 바라는 것이러니
허나
섭섭함이 다하기 전에
너 설매(雪梅) 한 다발
늙은 가지에 피어도 좋으리.
.....
찬 눈 속에
점점이
염통의 핏방울 아롱지우듯
꾀꼬올…꾀꼬올…
꾀꼴새 깃들여 우는
매꽃이야.
끼울퉁
고절(苦節) 많은
봄
늙은 가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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