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열(酷熱) - 안축(安軸)[고려 후기의 문인]
火輪飛出御長空 - 화륜비출어장공
萬國渾如在烘中 - 만국혼여재홍중
疊疊彤雲奇作岫 - 첩첩동운기작수
童童翠樹寂無風 - 동동취수적무풍
蕉裳濕盡惟煩汗 - 초상습진유번한
葵扇揮來不見功 - 규선휘래불견공
安得兩腋生羽翼 - 안득양액생우익
廣漢宮裏伴仙翁 - 광한궁리반선옹
- 혹독한 더위
불 바퀴가 날아올라 넓은 하늘 운행하자
온 세상이 모두 함께 용광로에 들어갔네.
뭉게뭉게 벌건 구름 기봉(奇峯)을 만들고
치렁치렁 푸른 나무 바람 없어 적막하네.
삼베옷이 흠뻑 젖어 땀 흘리고 괴로우나
파초선을 부쳐봐야 아무런 소용 없네.
어떡해야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나서
서늘한 광한궁의 신선들과 어울리나?
* 영매(詠梅)
關東處處賞梅花 - 관동처처상매화
愛此新枝最後開 - 애차신지최후개
風雨人間春掃地 - 풍우인간춘소지
出塞仙艶映粧臺 - 출새선염영장대
-
관동 곳곳에 자란 매화를 감상하고 보니
가장 늦게 피는 이 새 가지가 매우 좋기만 하구나
모진 비바람에 사람들이 봄을 다 쓸어낸다고 할지라도
세속을 벗어난 신선 기풍만은 가만히 화장댈 비추네
* 경포범주(鏡浦泛舟)
雨晴秋氣滿江城 來泛扁舟放野情
地入壺中塵不到 人遊鏡裏畵難成
烟波白鳥時時過 沙路靑驢緩緩行
爲報長年休疾棹 待看孤月夜深明
-
비 개이니 가을 기운 강릉에 가득하여
조각배 띄워 야취(野趣)를 펼쳐본다.
오목한 지세라 세상먼지 이르지 못하고
거울 속 노니는 이 그려낼 수 없어라.
물안개 사이로 흰 새는 때때로 날아가고
모랫길 검은 나귀 느릿느릿 지나간다.
어른을 위해 노질 천천히 하여주게나
밤 깊어 둥근 달 밝게 비침을 보리라.
* 제한송정(題寒松亭)
四仙曾會此 客似孟嘗門
珠履雲無迹 蒼官火不存
尋眞思翠密 懷古立黃昏
惟有煎茶井 依然在石根
-사선이 일찍이 이곳에서 만났을 때
객들은 맹상군 문전 같았네
구슬 신발 구름처럼 흔적 없는데
푸른 소나무들 불타고 남아 있지 않네
신선 찾아 푸르렀던 숲을 생각하고
회고하며 황혼에 서 있네
다만 차 달이던 우물만 남아서
의연히 바위 밑에 있네 *
* 기태완지음[꽃, 들여다 보다]-푸른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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