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자 - 황학주 * 겨울 여행자 - 황학주 어느날 야윈 눈송이 날리고 그 눈송이에 밀리며 오래 걷다 눈송이마다 노란 무 싹처럼 돋은 외로움으로 주근깨 많은 별들이 생겨나 안으로 별빛 오므린 젖꼭지를 가만히 물고 있다 어둠이 그린 환한 그림 위를 걸으며 돌아보면 눈이 내려 만삭이 되는 발자국들이 .. 좋아하는 詩 2017.12.01
주전자 - 유병록 * 주전자 - 유병록 누가 내다 버렸을까 우그러지고 칠 벗겨진 달이 비를 맞는다 지붕도 처마도 없어 빗방울이 광대뼈에 그대로 꽂힌다 높이 떠올랐을 때 그 빛으로 여럿이 따뜻했겠다 달을 두고 둘러앉아 동그랗게 입술을 모으기도 했으리 기울이면 온기가 흘러나오고 기울이면 사랑이 .. 좋아하는 詩 2017.11.23
날마다 강에 나가 - 박남준 * 날마다 강에 나가 - 박남준 흐르는 것은 눈물뿐인데 바람만 바람만 부는 날마다 강에 나가 저 강 건너오실까 내가 병 깊어 누운 강가 눈발처럼 억새꽃들 서둘러 흩어지고 당신이 건너와야 비로소 풀려 흐를 사랑 물결로도 그 무엇으로도 들려 오지 않는데 * * 별이 지는 날 어디 마음 둘 .. 좋아하는 詩 201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