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던 뒤안에 - 정양 * 내 살던 뒤안에 - 정양 참새떼가 요란스럽게 지저귀고 있었다 아이들이 모여들고 감꽃들이 새소리처럼 깔려 있었다 아이들의 손가락질 사이로 숨죽이는 환성들이 부딪치고 감나무 가지 끝에서 구렁이가 햇빛을 감고 있었다 아이들의 팔매질이 날고 새소리가 감꽃처럼 털리고 있었다 .. 좋아하는 詩 2016.05.22
갓나물 - 백석 * 갓나물 - 백석 삼수갑산 높은 산을 내려 홍원 전진 동해바다에 명태를 푸러 갔다 온 처녀, 한달 열흘 일을 잘해 민청상을 받고 온 처녀, 삼수갑산에 돌아와 하는 말이─ "산수갑산 내 고향 같은 곳 어디를 가나 다시 없습데, 홍원 전진 동태 생선 좋기는 해도 삼수갑산 갓나물만 난 못합데.. 좋아하는 詩 2016.05.09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 김명인 *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 김명인 졸음기 그득 햇살로 쟁여졌으니 이곳도 언젠가 한 번쯤은 와 본 풍경 속이다 화단의 자미 늦여름 한낮을 꽃방석 그늘로 펼쳐 놓았네 작은 역사는 제 키 높이로 녹슨 기차 한 량 주저앉히고 허리 아래쪽만 꽉 깨물고 있다, 정오니까 나그네에겐 분별조.. 좋아하는 詩 201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