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 안도현 * 강 - 안도현 너에게 가려고 나는 강을 만들었다 강은 물소리를 들려주었고 물소리는 흰 새 떼를 날려 보냈고 흰 새 떼는 눈발을 몰고 왔고 눈발은 울음을 터뜨렸고 울음은 강을 만들었다 너에게 가려고 * * 겨울 강가에서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 안도현* 2008.12.01
연탄 한 장 - 안도현 *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 안도현* 2008.11.19
단풍나무 한 그루 - 안도현 * 단풍나무 한 그루 - 안도현 너 보고 싶은 마음 눌러 죽여야겠다고 가을 산 중턱에서 찬 비를 맞네 오도가도 못하고 주저 앉지도 못하고 너하고 나 사이에 속수무책 내리는 빗소리 몸으로 받고 서 있는 동안 이것 봐, 이것 봐 몸이 벌겋게 달아 오르네 단풍나무 혼자서 온몸 벌겋게 달아 .. 안도현* 2008.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