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 - 이해인 *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 - 이해인 1 하늘은 구름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나는 세월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살아 있는 날엔 항상 하늘이 열려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하늘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2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 이해인* 2011.11.22
아침 기도 - 이해인 * 아침 기도 - 이해인 잠에서 깨어나 다시 듣는 새소리 바람 소리에 가슴이 뜁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멀리서도 가까이 건네주는 사랑의 인사에 황홀해 하며 가슴 가득히 그 빛을 넣어둡니다 오늘 만나는 이들에게 골고루 이 빛을 나누어 행복할 수 있도록ㅡ* * 밤 기도 오늘 하루도 감사했.. 이해인* 2011.03.12
슬픈 날의 편지 - 이해인 * 슬픈 날의 편지 - 이해인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속에 박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 이해인* 2011.03.11
어느 노인의 편지 - 이해인 * 어느 노인의 편지 - 이해인 사랑하는 나의 아들딸들 그리고 나를 돌보아주는 친절한 친구들이시여 나를 마다 않고 살펴주는 정성 나는 늘 고맙게 생각해요 하지만 그대들이 나를 자꾸만 치매노인 취급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교육시키려 할 적마다 마음 한구석에선 꼭 그런 것.. 이해인* 2011.03.07
우정일기 1~4 - 이해인 * 우정일기 1 -친구에게 - 이해인 네가 좋아하는 푸른 하늘 올려다보는 것이 나의 기도였단다 날마다 우체국에 가서 너에게 편지를 부치는 것이 나의 일과였단다 기차를 타고 너를 보러 가는 기다림의 세월 모여 기쁨이 되었단다 어제도 보고 싶었고 오늘도 보고 싶고 내일도 보고 싶을 그.. 이해인* 2011.03.07
꽃이 진 자리에 - 이해인 * 입춘(立春) - 이해인 꽃술이 떨리는 매화의 향기 속에 어서 일어나세요, 봄 들새들이 아직은 조심스레 지저귀는 나의 정원에도 바람 속에 살짝 웃음을 키우는 나의 마음에도 어서 들어오세요, 봄 살아 있는 모든 것들 다시 사랑하라 외치며 즐겁게 달려오세요, 봄 * * 꽃과 나 예쁘다고 예.. 이해인* 2010.10.19
가을편지 - 이해인 * 가을편지 - 이해인 1 오늘은 가을 숲의 빈 벤치에 앉아 새 소리를 들으며 흰구름을 바라봅니다 한여름의 뜨거운 불볕처럼 타올랐던 나의 마음을 서늘한 바람에 식히며 앉아 있을 수 있는 이 정갈한 시간들을 감사합니다 2 대추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우리집 앞마당 대추나무 꼭대기에.. 이해인* 2010.09.13
아름다운 모습 - 이해인 * 아름다운 모습 - 이해인 친구의 이야기를 아주 유심히 들어주며 까르르 웃는 이의 모습 동그랗게 둘러앉아 서로 더 먹으라고 권하면서 열심히 밥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 어떤 모임에서 필요한 것 챙겨놓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이의 겸허한 뒷모습 좋은 책을 읽다가 열심히 메모하고 밑줄.. 이해인* 2010.08.02
도라지꽃 시 모음 * 도라지꽃 - 이해인 엷게 받쳐 입은 보라빛 고운 적삼 찬 이슬 머금은 수줍은 몸짓 사랑의 순한 눈길 안으로 모아 가만히 떠 올린 동그란 미소 눈물 고여오는 세월일지라도 너처럼 유순히 기도하며 살고 싶다 어느 먼 나라에서 기별도 없이 왔니 내 무덤가에 언젠가 피어 잔잔한 연도를 .. 시인 詩 모음 2010.01.14
별을 보며 - 이해인 * 별을 보며 - 이해인 고개가 아프도록 별을 올려다본 날은 꿈에도 별을 봅니다 반짝이는 별을 보면 반짝이는 기쁨이 내 마음의 하늘에도 쏟아져 내립니다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살면서도 혼자일 줄 아는 별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으로 제자리를 지키는 별 나도 별처럼 살고 싶습니다 얼굴.. 이해인* 200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