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침의 향기 / 이해인 아침의 향기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 이해인* 2009.05.28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 이해인 *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 이해인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 이해인* 2009.05.07
꽃을 받은 날 - 이해인 * 꽃을 받은 날 - 이해인 제가 잘한 일도 없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보내시다니요! 내내 부끄러워하다가 다시 생각해 봅나다 꽃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다시 친구가 되는거라고 우정과 사랑을 잘 키우고 익혀서 향기로 날리겠다는 무언의 약속이 꽃잎마다 숨어 있는 거라고ㅡ 꽃.. 이해인* 2009.05.07
나의 하늘은 - 이해인 * 나의 하늘은 - 이해인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이해인* 2009.05.07
꽃밭에 서면 - 이해인 * 꽃밭에 서면 - 이해인 꽃밭에 서면 큰 소리로 꽈리를 불고 싶다 피리를 불듯이 순결한 마음으로 꽈리 속의 자디잔 씨알처럼 내 가슴에 가득 찬 근심 걱정 후련히 쏟아내며 꽈리를 불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동그란 마음으로 꽃밭에 서면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는 꽃의 아름.. 이해인* 2009.05.07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이해인* 2009.05.07
5월 - 이해인 * 5월 - 이해인 찔레꽃 아카시아꽃 탱자꽃 안개꽃이 모두 흰빛으로 향기로운 5월 푸른 숲의 뻐꾹새 소리가 詩魂을 흔들어 깨우는 5월 나는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 그동안 잃어버렸던 나를 만나고 싶다 살아서 누릴 수 있는 생명의 축제를 우선은 나 홀로 지낸 .. 이해인* 2009.05.06
[스크랩] 용서의 기쁨 ...이해인 용서의 기쁨 ...이해인 산다는 것은 날마다 새롭게 용서하는 용기 용서 받는 겸손이라고 일기에 썼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없는 것은 용서가 없기 때문이라고 기쁨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나직이 고백합니다 수백 번 입으로 외우는 기도보다 한 번 크게 용서하는 행동이 더 힘있는 기도일 .. 이해인* 2009.04.30
장독대에서 - 이해인 * 장독대에서 - 이해인 움직이지 않고서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우리 집 항아리들 우리와 함께 바다를 내다보고 종소리를 들으며 삶의 시를 쓰는 항아리들 간장을 뜨면서 침묵의 세월이 키워준 겸손을 배우고 고추장을 뜨면서 맵게 깨어있는 지혜와 기쁨을 배우고 된장을 뜨면서 냄새나는.. 이해인* 2009.03.17
봄비에게 - 이해인 * 봄비에게 - 이해인 봄비, 꽃비, 초록비 노래로 내리는 비 우산도 쓰지 않고 너를 보러 나왔는데 그렇게 살짝 나를 비켜가면 어떻게 하니? 그렇게 가만가만 속삭이면 어떻게 알아듣니? 늘 그리운 어릴 적 친구처럼 얘, 나는 너를 좋아한단다 조금씩 욕심이 쌓여 딱딱하고 삐딱해진 내 마음.. 이해인* 2009.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