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엽서 - 이해인 * 12월의 엽서 -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 이해인* 2009.12.30
가을노래 - 이해인 * 가을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 이해인* 2009.09.23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 이해인* 2009.09.11
우정 일기 - 이해인 * 우정 일기 - 이해인 1. 내 마음속엔 아름다운 굴뚝이 하나 있지 너를 향한 그리움이 하얀 연기로 피어오르다 노래가 되는 너의 집이기도 한 나의 집 이 하얀 집으로 너는 오늘도 들어오렴, 친구야 2. 전에는 크게, 굵게 쏟아지는 소낙비처럼 한꺼번에 많은 것을 이야기하더니 지금은 작게,.. 이해인* 2009.07.15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 이해인* 2009.06.30
여름 편지 - 이해인 * 여름 편지 - 이해인 1. 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서로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 이해인* 2009.06.26
유월 숲에는 - 이해인 * 유월 숲에는 - 이해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 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늘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 이해인* 2009.06.24
언니의 실수 - 이해인 * 언니의 실수 - 이해인 살구꽃이 진 자리에 말이야 글쎄...... 갓 달리기 시작한 살구열매를 매실인 줄 알고 글쎄 언니는 있는 대로 열매를 많이 따다가 매실주를 담갔다지 뭐야 살구나무 열매와 매화나무 열매가 얼마나 다른지 눈이 있어도 보질 못했나? 잘 알지도 못하고 확인도 안 해보.. 이해인* 2009.06.24
6월의 장미 - 이해인 * 6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 이해인* 2009.06.12
비오는 날에 - 이해인 * 비오는 날에 - 이해인 1. 비를 맞고 일어서는 강, 일어서는 바다, 내 안에도 갑자기 물난리가 나네 사랑하고 싶은 마음의 소나기를 감당 못하는 기쁨이여 2. 온종일 사선(斜線)으로 나를 적시는 비 나도 몰래 내가 키운 일상(日常)의 안일함을 채찍질하는 목소리로 나를 깨워 일으키는 눈.. 이해인* 2009.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