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낙화 - 조지훈

효림♡ 2008. 6. 25. 19:50

* 落花 - 조지훈 

 

1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2

피었다 몰래 지는

고운 마음은

 

흰무리 쓴 촛불이

홀로 아노니

 

꽃 지는 소리

하도 가늘어

 

귀기울여 듣기에도

조심스러라

 

두견이도 한목청

울고 지친 밤

 

나 혼자만 잠들기

못내 설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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