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패랭이 꽃 - 류시화

효림♡ 2008. 7. 15. 10:11

 

* 패랭이꽃 - 김동리  

파랑새를

쫓다가

들 끝까지

갔었네

 

흙 냄새

나무빛깔

모두 낯선

타관인데

 

패랭이 꽃

무리지어

피어있었네

 

* 패랭이꽃 - 류시화 

살아 갈 날들보다

살아 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 본다.

한 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 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 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 꽃

 

* 패랭이꽃 - 강상기

작은
꽃등 하나

세상의 어둠

환히
밝히며

살 수 있거늘

 

* 패랭이꽃 - 이은봉
앉아 있어라
쪼그려 앉아서 피워 올리는 보랏빛 설움이여
저기 저 다스운 산빛, 너로 하여, 네 아픈 젖가슴으로 하여 한결같아라
하나로 빛나고 있어라


보랏빛 이슬방울이여
눈물방울이여
언젠가는 황홀한 보석이여
앉아서 크는 너로 하여, 네 가난한 마음으로 하여 서있는 세상, 온통 환하여라
환하게 툭, 터지고 있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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