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내리는 벌판에서 - 도종환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깊어지고 싶다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등을 기대어 더욱 등이 시린 나무 몇그루뿐
이 벌판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창 밖으로 따스한 불빛 새어 가슴에 묻어나는
먼 곳의 그리운 사람 향해 가고 싶다
마음보다 몸이 더 외로운 이런 날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 있어 달려가고 싶다
* 도종환시집[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랜덤하우스
'도종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0) | 2008.12.18 |
---|---|
[스크랩] 그대 힘겨워하지 마세요 ... 도종환 (0) | 2008.12.15 |
접시꽃 당신 - 도종환 (0) | 2008.12.07 |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0) | 2008.10.25 |
가을 저녁 - 도종환 (0) | 2008.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