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기원 - 이은상

효림♡ 2009. 3. 17. 07:57

* 祈願 - 李殷相   

푸른 동해 가에

푸른 민족이 살고있다

태양같이 다시 솟는

영원한 不死身이다

고난을 밝히고 일어서라

빛나는 내일이 證言하리라

 

산 첩첩 물 겹겹

아름답다 내 나라여

자유와 정의와 사랑 위에

오래거라 내 역사여

가슴에 손 얹고 비는 마음

이 겨레 잘 살게 하옵소서

 

눈부신 해와 달과 별들과

비와 이슬, 눈, 서리, 구름과 안개

저 올망졸망한 산들과 강과 바다

너무도 화려한 천지창조

창조의 거룩하고 신비한 뜻을

누가 감히 어길 것이랴

 

여기 벌 한마리, 나비 한 쌍

세상 돌아가는 일 아랑곳 없이

정성껏 꽃가루를 빨고 있다

얼마나 순결한 세계냐

이것이 신의 참뜻이다 평화다

우리가 원하는 것 바로 이것이다

 

영생도 멸망도 제가 짓는 것

낙원도 지옥도 제가 짓는 것

火藥庫에 불을 지르기 전에

인간의 本性, 本然으로 돌아가자

아! 세계여

더러운 진흙 속에서

연꽃처럼 피어 오르라  

 

* 그리워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
그리운 옛님은 아니 뵈네
들국화 애처롭고 갈꽃만 바람에 날리고
마음은 어디고 부칠 곳 없어
먼 하늘만 바라본다네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세월
부질없이 헤아리지 말자
그대 가슴엔 내가 내 가슴엔 그대 있어
그것만 지니고 가자꾸나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서

진종일 언덕길을 헤매다 가네

 

* 소경 되어지이다

뵈오려 안 뵈는 님, 눈 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 되어지이다 * 

 

* 단풍 한 잎 

단풍 한 잎사귀 손에 얼른 받으오니
그대로 내 눈 앞에 서리치는 풍악산을
잠긴 양 마음이 뜬 줄 너로 하여 알겠구나


새빨간 이 한 잎을 자세히 바라보매
풍림(楓林)에 불 태우고 넘는 석양같이 뵈네
가을 밤 궂은 비소리도 귀에 아니 들리는가


여기가 오실 텐가 바람이 지옵거든
진주담 맑은 물에 떠서 흘러 흐르다가
그 산중 밀리는 냇가에서 고이 살아 지올 것을 *

 

* 오륙도(五六島)

오륙도 다섯 섬이 다시 보면 여섯 섬이
흐리면 한두 섬이 맑으신 날 오륙도라
흐리락 맑으락 하매 몇 섬인 줄 몰라라

 

취하여 바라보면 열 섬이 스무 섬이
안개나 자욱하면 아득한 빈 바다라
오늘은 비 속에 보매 더더구나 몰라라

 

그 옛날 어느 분도 저 섬을 헤다 못해
헤던 손 내리고서 오륙도라 이르던가
돌아가 나도 그대로 어렴풋이 전하리라

 

* 천지송(天地頌)   

보라! 저 울멍줄멍 높고 낮은 山 줄기를
저마다 제 자리에 조용히 엎드렸다
山과 물 어느 것 한가지도 함부로 된 것 아니로구나

黃金 방울 같이 노오란 저녁 해가
紅비단 무늬 속에 수를 놓고 있다
저기 저 구름 한 장도 함부로 된 것 아니로구나

지금 저 들 밖에 깔려 오는 고요한 황혼
오늘밤도 온 하늘에 보석별들이 반짝이리
그렇다 天地 自然이 함부로 된 것 아니로구나 *
 

 

* 가고파 -내 마음 가 있는 그 벗에게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린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 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나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다름질하고
물들면 뱃장에 누어 별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보고 저기나 알아 보나
내 몫엣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되 안기자 되안겨

처자(處子)들 어미되고 동자(童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워라 아까워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들어 죄없은 몸에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者)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을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깨끗이도 깨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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