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미소 - 천상병

효림♡ 2009. 4. 3. 08:19

* 미소 -새 - 천상병


1
입가 흐뭇스레 진 엷은 웃음은
삶과 죽음 가에 살짝 걸린
실오라기 외나무다리

새는 그 다리 위를 날아간다
우정과 결심, 그리고 용기
그런 양 나래 저으며......

풀잎 슬몃 건드리는 바람이기보다
그 뿌리에 와 닿아주는 바람
이 가슴팍에서 빛나는 햇발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갈
풀밭 길에서
입가 언덕에 맑은 웃음 몇 번인가는......

2
햇빛 반짝이는 언덕으로 오라
나의 친구여

언덕에서 언덕으로 가기에는
수많은 바다를 건너야 한다지만

햇빛 반짝이는 언덕으로 오라
나의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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