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오월 민들레 - 도종환

효림♡ 2009. 5. 6. 07:59

 

* 오월 민들레 - 도종환

 

내가 이름없는 땅에 이렇게 피어있는 것은
이곳이 나의 땅인 까닭입니다 
 
내가 이렇게 홀로 피어있어도
 
 외롭지 않은 것은
이 세상 모든 꽃들도
제 홀로는 다 그렇게 있는 까닭입니다  
풀과 꽃들이 모두 그렇게 있을 곳에 있듯이
당신과 나도 그렇게 있는 것입니다 
 
날이 저물고
나의 시절도 다하여
조용히 내 몸 시들고 있어도 서럽지 않은 것은
당신도 그렇게 피었다 말없이
당신의 길을 간 때문입니다 *

 

* 도종환시집[내가 사랑하는 당신은]-실천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