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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효림♡ 2009. 5. 13. 08:10

*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

 

* 문태준시집[가재미]-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