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연 - 안도현

효림♡ 2009. 5. 15. 08:22

 

* 연 - 안도현

 

 

바람이 분다 부는 바람에 쓸리우며

 

우리 연을 띄우자

 

아직은 설푸른 슬기로

 

웃음 함께 모두어 

 

뉘우침이 자욱한 새벽 끝에 서면

 

참 눈살 시린 하늘이

 

겨울에도 가슴으로 고여들고

 

예감은 밤나무 얼레로

 

 풀려 가는데

 

훠어이 훠이

 

밀물처럼 밀려 오르는데

 

한결같이 바람 소리 높은 곳

 

저 아름다운 꽃잎 흩날리는 햇살은

 

누구에게 보내는 영원의 노래인가

 

사계(四季)가 피었다 이우는

 

왼쪽 하늘에는

 

방패연

 

조개연

 

오색치마연

 

아득히 어디로 날리우는 것일까 

 

바람빛 연한 사랑을 채워둔 한지(韓紙)에 

 

항시 곧고 가는 낱말이

 

떨림으로 자라는 댓살에

 

수만의 땅을 물고 가는

 

건강한 바람의 어깨를 보았으리

 

구천(九天)을 돌아온 연줄의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는

 

의지(意志)를 보았으리

 

훠어이 훠이

 

언덕받이에선 휘파람 소리

 

서둘지 않고 우리들의 새벽은

 

귀를 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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