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귓속의 귀에 대고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에 비유했다
감옥 속에 냉장고와 세탁기가 갖춰져 있고
텔레비전 수상기와 오디오가 놓여 있다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이
그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이런 풍요로운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것이 진정한 인간이고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근원적인 물음 앞에 마주서야 한다
그런 물음과 대면하지 않으면
진정한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없다
항상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날 때까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귓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그러나 묻지 않고는 그 해답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거듭거듭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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