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漢詩

매화 한 가지에 새 달이 돋아오니

효림♡ 2017. 1. 17. 09:00

*

매화 한 가지에 새 달이 돋아오니

달에게 묻는 말이 매화의 흥을 네 아느냐

차라리 내가 네 몸 되어 가지가지 돋으리라. *

 

* 매(梅) - 융호(戎昊) 

한 그루 매화가 그윽한 마을로 들어가는 시냇가에 피었네    
물 곁에 있는 꽃이 먼저 피는 줄은 모르고    
봄이 되었는데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았다고 한다.    
-
一樹寒梅白玉條    
逈臨村路傍溪橋    
不知近水花先昔    
疑是徑春雪未消     

* 춘녀원(春女怨) - 설유한(薛維翰) 

백옥당 앞의 한 그루 매화가    
오늘 아침에 문득 꽃이 피었네    
한 계집아이가 문을 꼭 닫고 있으니    
봄빛이 들어올 곳이 없네.    
-
白玉堂前一樹梅    
今朝忽見數枝開    
兒家門戶重重閉    
春色因何得入來    

* 노매병찬(老梅屛贊) - 홍경로(洪景盧) 

우뚝하고 품위 있어 철의 골격이던가    
늠름한 빙설(氷雪)의 자세로 군목(群木)을 압제한다    
이같은 꽃이 허다한 것 같지만 누가 그 진(眞)을 알겠는가?    
천만 섬의 향기를 간직하여 천하의 봄을 먼저 피우네.    
-
峰嶸突兀 茹鐵爲骨    
漂然氷姿 氣壓群木    
近似則然 孰知其眞    
儲萬斛香 先天下春   

* 매화락(梅花落) - 소식(蘇軾)

옥비(玉妃)가 보슬비 내리는 마을에 떨어진다    
선생이 초혼(招魂)의 시 한 편을 쓰네    
인간의 화목(花木)이 나의 상대가 아닐 것이다.    
달이 계수와 만나 유혼을 이루네    
그 향기 창 틈으로 스며들어 나의 꿈을 찾고    
파란 열매는 주렁주렁 가지에 매달렸다    
벗을 불러다가 밤새도록 술을 마실 때    
땅에 떨어진 흰 꽃이 도리어 따스하다.    
솔 불을 켜 놓고 앉아 있으니, 잠은 오지 않고    
꽃 향내는 뱃속까지 스며들어    
선생의 나이 육십에    
도면(道眠)은 이미 불이(不二)의 문에 들었네    
다정한 마음에 부질없이 미련에 젖어 애석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을 수 없다.    
매화만 생각하는 것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    
백벌주나 몇 잔 더 마시고 싶네.    
-
玉妃滴墮烟雨村    先生作詩與招魂    
人間花木非我對    奔月偶桂成幽昏    
暗香入戶尋短夢    靑子綴枝留小園    
披衣連夜喚客飮    雪膚滿地聊相溫    
松明照坐能不睡    井花入腸淸而暾    
先生年來六十化   道眠已入不二門    
多情好事餘習氣    惜花未忍都無言    
留連一物吾過矣    笑飮百罰空壘樽     

* 매화(梅花) - 이옥봉(李玉峰)

고향을 못 잊기는 옛 매화 탓이로다    
담머리 달 밝을 제 그 꽃이 피었고야    
밤마다 꿈속에 들어 잊을 길이 없어라.    
-
千里歸心一樹梅    
墻頭月下獨先開    
幾年春雨爲誰好    
夜夜豌頭入夢來     

 

* 매화(梅花) - 운초(雲楚)

바람비 심한 탓가 매화꽃 수그렸네    
아무리 땅에 떨려 이저리 돌아런들    
그 향내 허탕(虛蕩)한 양화 미칠 길이 있으리.    
-
寒梅孤着何憐枝    
陟雨癲風困委垂    
縱令落地香猶在    
勝似楊花蕩浪姿    

 

* 이색(李穡)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흘에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 최자(崔滋)

섣달 매화가 가을 국화 용하게도 추위를 침범해 피니    
경박(輕薄)한 봄꽃들이 이미 간여하지 못하는데    
이 꽃이 있어 더구나 사계절을 오로지 하고 있으니    
한때에만 치우치게 고운 것들이야 견디어 볼 만한 것이 없구나.   

* 최자(崔滋)

청제(靑帝)가 풍정(風情)을 품고 옥으로 꽃을 만드니    
흰옷은 진정 서시(西施)의 집에 있네    
몇 번이나 취위(醉尉)의 흐릿한 눈으로 하여금    
숲 속에 미인(美人)의 흰옷 소매로 착각하게 하였던고.     

 

* 최자(崔滋)

막고사산(邈姑射山)의 신인(神人)처럼 얼음 같은 피부에 눈으로 옷을 삼고    
향기로운 입술은 새벽 이슬의 구슬을 마시네    
아마 속(俗)된 꽃송이들의    
봄에 붉게 물드는 것이 싫어서    
요대(瑤臺)를 향해 학(鶴)을 타고    
날아갈 듯하구나.     

* 안민영(安玟英)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 놓아 황혼월(黃昏月)을 기약하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 안민영(安玟英)

어리고 성긴 매화 너를 믿지 않았더니    
눈 기약(期約)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고나    
촉(燭) 잡고 가까이 사랑할 제 암향(暗香)조차 부동(浮動)터라.   

* 무명씨 

매화 피다커늘 산중(山中)에 들어가니    
봄눈 깊었는데 만학(萬壑)이 한 빛이라    
어디서 꽃다운 향내는 골골이서 나느니.

 

* 유심영(柳心永)

매화 한 가지에 새 달이 돋아오니    
달더러 물은 말이 매화 흥미 네 아느냐    
차라리 내 네 몸 되면 가지가지.     

* 신위(申緯) 

매화 옛 등걸에 춘절(春節)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즉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 매화사(梅花詞) - 정인보(鄭寅普) 

쇠인 양 억센 등걸 암향부동(暗香浮動) 어인 꽃고    
눈바람 분분한데 봄소식을 외오 가져    
어즈버 지사고심(志士苦心)을 비겨볼까 하노라.    
담담중(淡淡中) 나는 낯빛 천상선자(天上仙子) 분명하다    
옥난간 어느메뇨 인간연이 무겁던가    
연조차 의(義) 생기나니 언다 저허하리요.    
성긴 듯 정다웁고 고우신 채 다정할사    
천품이 높은 전차 웃음에도 절조로다    
마지못 새이는 향내 더욱 그윽하여라.  

 

* 이병기(李秉岐)

외로 더져 두어 미미히 숨을 지고    
따뜻한 봄날 돌아오기 기다리고    
음음한 눈 얼음 속에 잠을 자던 그 매화.    
손에 이아치고    
바람으로 시달리다    
곧고 급한 성결 그 애를 못 삭이고    
맺었던 봉오리 하나 피도 못한 그 매화.


* 매(梅) - 구자운(具滋雲) 

꽃은    
멀리서 바라는 것이러니    
허나    
섭섭함이 다하기 전에    
너 설매(雪梅) 한 다발    
늙은 가지에 피어도 좋으리.    
.....    
찬 눈 속에    
점점이    
염통의 핏방울 아롱지우듯    
꾀꼬올…꾀꼬올…    
꾀꼴새 깃들여 우는    
매꽃이야.    
끼울퉁    
고절(苦節) 많은    
봄    
늙은 가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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