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밤 - 나희덕 * 푸른 밤 -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 좋아하는 詩 2015.08.24
귀뚜라미 시 모음 * 귀뚜라미 - 김소월 산(山)바람 소리 찬비 듣는 소리 그대가 세상 고락(苦樂) 말하는 날 밤에 숫막집 불도 지고 귀뚜라미 울어라 * * 귀뚜라미 - 구상 立冬도 지난 어느 날 밤 한잠에서 깨어나니 창 밖 뜰 어디서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들린다 저 소리는 운다[鳴]기보다 목숨을 깎고 저미는 .. 시인 詩 모음 2011.08.30
해미읍성에 가시거든 - 나희덕 * 해미읍성에 가시거든 - 나희덕 해질 무렵 해미읍성에 가시거든 당신은 성문 밖에 말을 잠시 매어 두고 고요히 걸어 들어가 두 그루 나무를 찾아보실 일입니다 가시 돋힌 탱자울타리를 따라가면 먼저 저녁해를 받고 있는 회화나무가 보일 것입니다 아직 서 있으나 시커멓게 말라버린 그 .. 좋아하는 詩 2011.04.15
俗離山에서 - 나희덕 * 俗離山에서 - 나희덕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 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 좋아하는 詩 2011.02.07
찬비 내리고 - 나희덕 * 찬비 내리고 -편지 1 - 나희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 좋아하는 詩 200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