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시 모음 * 무청 실가리 - 강형철 목이 잘린 채 축 늘어진 머리카락으로 빨랫줄에 걸려 있다 언제쯤에나 시린 세상 풀어헤치고 보글보글 거품 게워내며 끓어오를까 새벽 인력시장 꽁탕 치고 돌아앉은 다리 밑 식객들의 허기진 창자에 몸 풀까 * * 무말랭이 - 안도현 외할머니가 살점을 납작납작하게 .. 시인 詩 모음 2009.12.28
시래기 - 도종환 * 시래기 - 도종환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 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 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 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 더 깨끗하고 고운 잎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가장 오래 세찬 바람맞으며 하루하루 낡아.. 도종환* 200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