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를 갈며 - 함민복 * 전구를 갈며 - 함민복 잠시 빛을 뽑고 다섯 손가락으로 어둠을 돌려 삼십 촉 전구를 육십 촉으로 갈면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는 더 밝게 못 박히고 십자가는 삼십 촉만큼 더 확실히 벽에 못 박힌다 시계는 더 잘 보이나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흐르고 의자는 그대로 선 채 앉아 있으며 .. 좋아하는 詩 2009.05.18
긍정적인 밥 - 함민복 *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좋아하는 詩 2009.05.18
산 - 함민복 * 산 - 함민복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 좋아하는 詩 2009.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