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시 모음 2 * 나무 - 최창균 겨우내 침묵으로 서 있던 나무들이 이른봄 일제히 입을 열기 시작한다 나무기둥의 색깔과 아주 다른 저 연녹색의 가느다란 우듬지를 보면 나무가 혀를 쑤욱 빼어문 듯 보인다 나무의 온 생각을 집중시켜놓은 듯 쉴새없이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허공을 길게 핥아나간다 그.. 시인 詩 모음 2019.01.30
1월 시 모음 * 신춘 - 이문구 1월의 딴 이름은 신춘(新春)이야. 소한 추위 대한 추위 다 들어 있는 엄동 설한 겨울도 한복판이지만 땅바닥의 작은 질경이 씨 하나 더 작은 채송화 씨 하나도 얼어 죽지 않았잖아. 새봄이 눈보라 속에 숨어 오기 때문이고 그래서 신춘이라 부르는 거야. * * 이문구시집[산에.. 시인 詩 모음 2019.01.29
그래서 - 김소연 * 그래서 - 김소연 잘 지내요, 그래서 슬픔이 말라가요 내가 하는 말을 나 혼자 듣고 지냅니다 아 좋다, 같은 말을 내가 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내일이 문 바깥에 도착한 지 오래되었어요 그늘에 앉아 긴 혀를 빼물고 하루를 보내는 개처럼 내일의 냄새를 모르는 척합니다 잘 지내는 걸까 .. 좋아하는 詩 2019.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