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종점에서 - 법정 * 삶의 종점에서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천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 법정 스님 2008.10.08
말과 침묵 - 법정 * 말과 침묵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침묵을 지키지만 마음속으로는 남을 꾸짖는다 그는 쉼없이 지껄이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또 어떤 사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을 하지만 침묵을 지킨다 필요 없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 2008.10.06
나의 꿈 - 법정 * 나의 꿈 나는 아직도 이런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 다음 어딘가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집을 한 채 짓고 싶다 사람이 살기에 최소한의 공간이면 족하다 흙과 나무와 풀과 돌, 그리고 종이만으로 집의 자재를 삼을 것이다 흙벽돌을 찍어 토담집을 짓고 방 한 칸, 마루 한 칸, 부엌 한 칸이.. 법정 스님 2008.10.01
산에 오르면 - 법정 * 산에 오르면 산에 오르면 사람들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무의미한 말의 장난에서 벗어나 입 다물고 자연의 일부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밖으로만 향했던 눈과 귀와 생각을 안으로 거두어들여야 한다 그저 열린 마음으로 무심히 둘레를 바라보면서 쉬어야 한다 복잡한 생각.. 법정 스님 2008.09.29
글자 없는 책 - 법정 * 글자 없는 책 책을 대할 때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자신을 읽는 일로 이어져야 하고 잠든 영혼을 일깨워 보다 가치 있는 삶으로 눈을 떠야 한다 그때 비로소 펼쳐 보아도 한 글자 없지만 항상 환한 빛을 발하고 있는 그런 책까지도 읽을 수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하는 것.. 법정 스님 2008.09.23
자기를 배우는 일 - 법정 * 자기를 배우는 일 불교를 배운다는 것은 곧 자기를 배움이다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곧 자기를 잊어버림이다 자리를 잊어버림은 자기를 텅 비우는 일 자기를 텅 비울 때 비로소 체험의 세계와 하나가 되어 그 어떤 것과도 대립하지 않고 해탈된 자기를 알게 된다 해탈된 자기란 본래적인 .. 법정 스님 2008.09.18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 법정 *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이 육체라는 것은 마치 콩이 들어찬 콩깍지와 같다 수만 가지로 겉모습은 바뀌지만 생명 그 자체는 소멸되지 않는다 모습은 여러 가지로 바뀌나 생명 그 자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생명은 우주의 영원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죽음이란.. 법정 스님 2008.09.17
녹은 그 쇠를 먹는다 - 법정 * 녹은 그 쇠를 먹는다 법구경에는 이런 비유가 있다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이와 같이 마음이 그늘지면 그 사람 자신이 녹슬고 만다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내 마음을 내가 쓸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우연히 되는 것이 아니고 일상적인 인간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 법정 스님 2008.09.12
가난한 탁발승 - 법정 * 가난한 탁발승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젓 한 깡통, 허름한 숄 몇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 법정 스님 2008.09.11
참된 앎 - 법정 * 참된 앎 경전이나 종교적인 이론은 공허하고 메마르다 그것은 참된 앎이 아니다 참된 앎이란 타인에게서 빌려온 지식이 아니라 내 자신이 몸소 부딪쳐 체험한 것이어야 한다 다른 무엇을 거쳐 아는 것은 기억이지 앎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안 것을 내가 긁어모은 것에 지나지 않.. 법정 스님 2008.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