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빗소리 - 주요한

효림♡ 2008. 7. 2. 23:08

* 빗소리 - 주요한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이지러진 달이 실낱 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뜰 위에 창 밖에 지붕에

남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 *

 

* 봄비 - 주요한
봄비에 바람 치여 실같이 휘날린다
종일 두고 뿌리어도 그칠 줄 모르노네
묵은 밭 새옷 입으리니 오실 대로 오시라

목마른 가지가지 단물이 오르도록
마음껏 뿌리소서 스미어 들으소서
말랐던 뿌리에서도 새싹 날까 합니다.

 
산에도 나리나니 들에도 뿌리나니
산과 들에 오시는 비 내 집에는 안 오시랴
아이야 새밭 갈아라 꽃 심을까 하노라

개구리 잠깨어라 버들개지 너도 오라
나비도 꿀벌도 온갖 생물 다 나오라
단 봄비 조선에 오나니 마중하러 갈거나 *

* 한국문학선집[시]-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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