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따기 - 김소월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
* 김소월시집[진달래꽃]-미래사
* 님의 노래 - 김소월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
* 김소월시집[진달래꽃]-미래사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방울 - 송찬호 (0) | 2008.07.08 |
---|---|
너를 위하여 - 김남조 (0) | 2008.07.07 |
빗소리 - 주요한 (0) | 2008.07.02 |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0) | 2008.07.02 |
가난한 사랑노래 - 신경림 (0) | 2008.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