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풀따기 - 김소월

효림♡ 2008. 7. 3. 11:19

* 풀따기 - 김소월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 

 

* 김소월시집[진달래꽃]-미래사

 

* 님의 노래 - 김소월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

 

* 김소월시집[진달래꽃]-미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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