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새 - 천상병

효림♡ 2008. 12. 24. 10:06

* 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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