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비 오는 길 - 한하운

효림♡ 2009. 6. 29. 08:43

* 비 오는 길 - 한하운 
酒幕도 비를 맞네
가는 나그네  
빗길을 갈까
쉬어서 갈까  
무슨 길 바삐 바삐
가는 나그네  
쉬어갈 줄 모르랴
한잔 술을 모르랴
  

* 한하운시집[보리피리]-미래사

 

* 파랑새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가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가 되리 *

 

* 보리피리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늴리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늴리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늴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 늴리리. *

 

* 전라도길-소록도 가는 길에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는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 지나도 
쑤새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룸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꼬락이 또 한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꼬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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