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절벽(絶壁) - 이상

효림♡ 2009. 7. 13. 07:47

* 絶壁 - 이상   

꽃이보이지않는다.꽃이香기롭다.香氣가滿開한다.나는거

기墓穴을판다.墓穴도보이지않는다.보이지않는墓穴속에나

는들어앉는다.나는눕는다.또꽃이香기롭다.꽃은보이지않는

다.香氣가滿開한다.나는잊어버리고再처거기墓穴을판다.

墓穴은보이지않는다.보이지않는墓穴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

리고들어간다.나는정말눕는다.아아.꽃이또香기롭다.보이지

도않는꽃이ㅡ보이지도않는꽃이.

 

* 절벽  

꽃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도않는꽃이ㅡ보이지도않는꽃이. *

 

* 꽃나무 - 이상

 

벌판한복판에 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近處)에는 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 열심(熱心)으로생각하는것처럼열심(熱心)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아났소. 한꽃나무를위(爲)하여 그러는것처럼 나는참그런이상스러운흉내를내었소.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 - 헤르만 헤세  (0) 2009.07.13
편지 - 용혜원  (0) 2009.07.13
쓸쓸한 여름 - 나태주  (0) 2009.07.11
해남에서 온 편지 - 이지엽  (0) 2009.07.11
지는 해 좋다 - 나태주  (0) 2009.07.10